주인공은 스물 세 살먹은 여대생입니다. 잘 웃고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하는 그런 평범한 여대생입니다. 대학교 4학년인데 그제서야 하고싶은 공부를 찾아냈다며 대학원을 가기위해 평소엔 혼자선 아무 것도 못하던 아이가 매일저녁 학원엘 다니고 심리학 수업을 더 듣기 위해 여름방학 내내 학교를 다니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여름이 한창일 무렵 가족들에게 내년이면 오빠도 회사에 다닐테고 네식구가 함께 여행갈 기회가 없을꺼라며 여행을 가자고 졸라댑니다. 부모님들은 이미 다른 계획이 있으셨는데도 그녀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며 하도 졸라대서 함께 여행을 가기로합니다. 어쩌면 그녀는 이미 자신의 마지막을 예감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은 아주 즐거웠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행복할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여행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어느 때와 다름없이 예배를 드렸고 곧 시험인지라 성가대 연습을 하지 못하고 오빠와 함께 학교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그것이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것이란걸 모른채 말입니다.
그날은 기분이 조금 이상했습니다. 뭔가 이상했습니다. 학교에서 인터넷이 되질 않고 공부도 잘 되지 않았습니다. 밤 10시가 되어 주인공은 도서관에서 나옵니다. 학교후문에서 오빠를 만나 집에 가기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학교에 남아있는 날이면 늘 그렇게 집에 함께 왔습니다. 그런데 그날 주인공과 그녀의 오빠는 집에 돌아오지 못합니다.
오빠와 주인공이 탄 차가 신호를 기다리고 서있는데 뒤에서 술에 만취한 차가 그들의 차에 돌진하였던 것입니다. 큰 사고였습니다. 차에서 불이나기 시작했고 정신을 차린 오빠는 불길에 휩싸인 기절한 동생을 꺼내고 옷을 벗어 불을 껐습니다. 그리고 몇분이 지나지 않아 차는 폭발했습니다. 이런 장면에서 모두 그렇듯이 주인공은 정신을 차리고 깨어나 보니 병원입니다. 앞은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립니다. 그녀의 손발은 묶여있고 산소호흡기로 숨을 쉬는 모양입니다. 말을 할수 없어 발로 글씨를 씁니다. 그녀는 전신의 55% 3도 중화상을 입었습니다. 의사들도 그녀는 살지 못할 것이라고 합니다. 설사 살게되더라도 사람꼴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은 오직 주님만 붙들고 또 주위 사람들의 기도와 사랑으로 하루하루를 이겨냅니다. 지옥같았던 2달간의 중환자실 생활과 다섯차례에 걸친 피부이식 수술 후 7개월만에 그녀는 집에 돌아옵니다.
그러나 집에 온 감격도 잠시, 새로운 생활에 대한 적응 때문인지 그동안은 상처로 인한 통증 때문에 전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것인지 그녀는 피부가 당기는 새로운 고통에 시달리게 됩니다. 밤이 되면 피부이식한 부위가 가려워 잠을 잘 이루지 못합니다. 피부가 당겨 고개는 자꾸 오른쪽으로 돌아가고 척추도 조금 휘었습니다. 감사하며 맞아야할 아침을 그녀는 눈물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옆에 계신 엄마를 바라봅니다. 엄마 때문이라도 이겨내야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중얼거립니다. '하나님 나 너무 오래 살게는 하지 마세요.'
그녀의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여덟 개의 손가락은 한마디 정도씩 절단하였습니다. 오른 손은 거의 쓰지 못합니다. 그녀는 이제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3급 장애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얼굴을 심하게 다쳤습니다. 어디에도 그녀의 얼굴은 없습니다. 그녀는 거울을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둔밤 유리창에, 밥 먹을때 숟가락에, cd케이스에 비치는 외계인 같이 변한 모습에 그녀는 가끔씩 자신을 잊고 지내다 깜짝 놀라곤 합니다. 주인공은 아이들을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젠 아이들에게 다가갈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그녀의 얼굴을 보고 놀라 피합니다. 그녀는 조금 서글퍼집니다.
토요일 저녁 그녀는 안경을 끼고 텔레비젼을 보고 있습니다. 안경없이 보았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습니다. 그렇게 웃다가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평범한 스물네살짜리 여대생이 아닌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더이상 그녀는 평범하지 못하며 이전과는 다른 꿈을 꾸어야 합니다. 영화같은 사랑얘기에 가슴 들뜨기엔 그녀는 이제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날 밤 그녀는 엄마에게 교회에 가자고 합니다. 그리고 교회에 엎드려 울부짖기 시작합니다.
'하나님 나 어떡하실꺼예요. 이제 어떡하실꺼냐구요. 하나님 살아계시잖아요. 전지전능하잖아요.
나좀 도와주세요. 나좀 도와주세요.'
그다음날 주일 예배에 그녀는 찬양을 하다가 속이 상합니다. 저 무대 위 성가대자리가 아닌 여기 이 자리에서 남에게 보일까 모자를 눌러쓰고 가면을 쓰고 흐르는 침 때문에 수건을 입에 물고 앉아 있는 현실이 혹시나 꿈은 아닐까...내가 아주 긴 악몽을 꾸는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말도 안되는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이 속이 상합니다.
그녀는 '내 인생이 만약 영화라면 내 영화는 코메디 영화였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메디도 이런 블랙 코메디가 없습니다. 재난영화나 최루성 신파극 주인공이 된 자신 때문에 속이 상하고 답답합니다. 이젠 찬양도 안나옵니다. 그 동안 함께 하셨던 하나님이고 뭐고 그녀는 울기 시작합니다.
'하나님. 내게 들려주세요. 이제 나 어쩔껀지 말씀좀 해보시라구요'
찬양이 끝나고 목사님 설교가 끝났습니다. 목사님이 단상에서 내려와 그녀의 옆자리에 앉으십니다. 그리고 그녀를 두팔로 감싸 안으시고 말씀하십니다.
'지선아. 내 사랑하는 딸아. 내 너를 세상가운데 세우리라. 아프고 병든 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게 하리라.'
하나님이 말씀하신것입니다. 주인공은 상했던 마음이 풀어집니다. 그리고 예배가 끝나고 전에 함께 했던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할 시온성가대의 축복을 받습니다.
그녀는 종교영화의 주인공입니다. 하나님이 시나리오를 쓰시고 감독까지 하는 기독교 영화입니다. 주인공의 실수로 조기종영 위기를 맞았던 이 영화는 아직 끝나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언제까지 고난을 받을지 아직은 모릅니다. 그러나 곧 감독이신 하나님께서 그녀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 푸른 초장에 누이실 것을 믿습니다. 분명 하나님의 메시지를 담은 영화로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을 믿습니다
2003/04/07 23: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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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 
